시계수리와 마음공부/마음공부하며 느낀 점

시계수리와 마음공부

뚜뚜대디 2024. 9. 12. 11:44

시계는 우리의 일상을 정확히 맞추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그러나 이 정교한 부품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고장이 나거나 조정이 필요해집니다.

 

마찬가지로 마음도 아무리 다부지고 긍정적이라 하더라도 세월 속에서 다양한 외부요인으로 인해

흐트러지고 망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마음도 수리하고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시계수리와 마음이 물리적인 작업과 마음을 다듬는 정신적 작업으로 분명 다른듯하지만

서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연관성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1. 정밀함.

시계수리에 있어 정밀함은 필수입니다. 작은 부품의 끝에서 끝까지 갈려나간 곳은 없는지

기존의 기름이 뭉쳐서 응어리진 곳은 없는지 하나하나 확인해야 하죠.

그 과정에서 작은 차이로도 시계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품들도 많습니다.

 

마음공부에도 정밀함이 필요합니다.

세밀하게 그 순간순간 올라오는 마음을 알아보고 바라봐주지 않으면 마음을 무시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 지금 마음이 아프구나 " "부정적인 마음 긍정적인 마음 분명 다르지만 차별하지 않아"

등 그 감정에 올라타서 감정이 제가 되기 전에 세심하게 봐줘야 합니다.

감정이 곧 자기 자신이 되면 안 된까요. 

 

2. 인내와 꾸준함.

시계수리는 단시간에 끝내는 작업이 아닙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아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계유리가 파손되어 왔는 경우

시계유리만 교체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유리가 파손될 만큼의 충경을 받은 경우

작게는 케이스튜브, 인덱스, 바늘 간격 및 위치 나사의 체결강도를 확인해야 됩니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은 결코 단시간에 되지 않습니다.

 

마음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감정은 단지 하나의 행동으로 인한 반응이 아닙니다.

분명 다른 감정의 씨앗들이 트리거 되어 올라온 것이니 그러한 것들을 최대한 보려면

인내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것을 알아차리는 일은 포기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니깐요.

 

3. 본질을 보려는 노력과 능력.

실상 시계가 고장이 낫다는 곧 정상적인 작동을 하지 않는다입니다.

그 사실을 가지고 시계의 내부를 들여다본다고 한 번에 모든 원인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내방해 주시는 고객분에게 원인을 말씀드려야 합니다.

저는 실제로 머리로 시계의 내부를 상상합니다. 고장 증상을 결과로 원인을 유추하기 위함이지요.

실감 나게 상상해서 고장의 원인을 유추하더라도 그보다 더 많은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지만요.

 

마음도 "아! 이게 아팠구나 이게 속상했구나!!" "그래서 그렀구나!! "라고 단정 지을 수가 없습니다.

그 마음 안에는 무수히 많은 원인과 아픔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4. 정적인 집중과 크기

시계수리 특히 오버홀의 경우 작은 시계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작업입니다.

시계의 작은 세상에 들어가면 어느새 1시간 2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알 수 없는 시간을 가집니다.

작은 세상에 들어가지만 그 시간 동안은 제게는 모든 세상입니다.

 

마음도 작은 아픔 서러움 두려움 분노 같지만 그것에 집중하고 마음을 바로 볼 때 마음의 크기는 없어지죠

 

이렇게 시계수리라는 물리적인 작업과 마음공부라는 정신적인 작업은 비슷한 원리와 철학이 참 많습니다.

 

꼭 시계수리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도 마음공부와 연결되는 작업들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며 성장하는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